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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영국 파운드 가치 하락과 영국 국채 마진콜 위기 사건 (LDI투자, 영국발 금융위기?)

by 헤어조 2022. 10. 6.

최근 세계 금융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럽, 특히 영국에서는 얼마 전 거의 금융위기 직전까지 갔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미 영국 파운드 가치는 사상 최저를 기록하며 하락하고 있고, 영국 연기금의 마진콜 위기로 거의 국채시장 붕괴될 뻔하였고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어떤 이유들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파운드 가치 하락의 이유

파운드화의 최근 하락세의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10월 5일 기준, 달러:파운드 환율

세계적인 강달러 추세 (양적긴축)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고 그동안 풀었던 자금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미국 주도로 다시 양적 긴축을 통해 시장에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달러가 희귀해지고 있고 달러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기축통화가 아닌 다른 통화들은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대란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최대 20% 이상 전망)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도 있지만, 유럽 내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의 강도가 더 심화된 부분이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유럽의 주요 국가 제조업 (화학, 철강 등)의 생산 단가가 높아지고 제품의 가격 상승, 즉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유럽 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굉장히 높은 물가상승에 직면해있으며, 최대 20%까지 인플레이션이 예측된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에 따른 영국 경제 역성장 우려 (무역수지, 경상수지 적자)

현재 강달러 현상과 제품단가 상승으로 인해 영국도 무역수지,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종국에는 경제적으로 역성장한다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영국 국채 마진콜 위기

마진콜이란? 

파생상품의 선물 가격 변동을 당일 반영 후 발생한 손실이 유지 증거금을 초과하였을 때 증거금을 추가로 채워 넣도록 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간단하게 아래와 같이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일반 주식과 3배 레버리지(부채) 상품을 비교해보면, 

일반주식 : 40% 하락 = 잔금 60만 원 (아무 문제없음)
3배 레버리지 파생상품 : 40%(x3) 하락(120% 하락) = 잔금 -20만 원 (부족해진 20만 원을 추가로 넣어야 함)

이렇게 부족한 20만 원을 추가 입금하라는 요구를 마진콜이라고 합니다. 

 

LDI 투자 형태 (Liability Driven Investment, 부채연계투자)

그럼 왜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영국 국가 주도 채권에 마진콜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영국 연기금에서 자산 배분 중 채권의 비중을 일반채권으로 구성한 것이 아닌 레버리지 성격의 LDI채권, 즉 파생상품으로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파운드 가치 하락하고 국채 금리 (양적긴축)가 급등하면서 채권 자체의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일반채권이라면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끝날 일이지만, 레버리지성 (부채연계) 채권의 하락률이 매우 급격하게 벌어짐에 따라서 마진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마진콜이 나고 자금 투입이 안되면 폭락한 채권을 처분하게 되는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 (연금박살)로 이어지게 됩니다. 최악의 경우 영국 금융시장이 무너지고, 연쇄적으로 다른 국가들로 전염되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요약
파운드 가치 하락, 국채금리 급증 → 채권 자체의 가격 (매력) ↓
국채 금리 상승 → 채권 가격 하락 → 마진콜 발생 우려
최악의 상황 : 마진콜 발생 → 자금 투입 → 국채가격하락 → 마진콜 다시 발생 → 자금 투입 → 연속 마진콜 발생 


영란은행 (영국의 중앙은행)의 방어 전략

영국은 위에서 봤던 것처럼 국채시장이 붕괴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 발생할 것이라는 게 명확했습니다. 따라서 국가가 개입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연속적인 마진콜이 우려되기 때문에 영란은행에서는 무제한 자금 투입으로 채권시장 붕괴 방어하고 있는 중입니다.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매 영업일마다 50억 파운드씩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계획이라고 합니다. 만약 10월 14일까지 계속 50억 파운드씩 매입을 하게 되면, 총 650억 파운드 치의 국채를 매입하는 셈입니다. 

 

당연히 기존에 해오던 양적 긴축의 행보는 잠시 멈춰가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우선은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이 결정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해서 경기침체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단기적으로 국채시장 붕괴는 막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기침체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기까지 시간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파운드 가치 하락과 영국 국채 마진콜 위기 해프닝까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을 내려보자면, 개인이 투자할 때도 레버리지나 파생상품 같은 위험 자산에는 과하게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국가가 운영하는 연기금이라는 거대한 금융기관이 탐욕을 부려 부채형 투자를 시도했고, 이게 잘못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잘 넘어가기는 했으나 제2의 2008년 금융위기가 재현될뻔한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투자할 때는 멀리 내다보고 되도록 탐욕은 자제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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